여행

10-11-28 겨울채비가 한참인 아산 외암마을

산우리우리 2010. 11. 29. 09:31

이곳 천안으로 이사온지도 벌써 10개월째에 이른다...

그동안 적응이란 시간때문에 많은 시간들을 예전과 같이 지낼수는 없지만,

문득 문득 지나다니며 보였던 곳에 대한 가보고싶은 호기심은 어쩔수 없는 모양이다..

 

 

금요일 저녁..

배낭을 꾸리고 지도를 출력하여 산행을 준비했었다.

물론 토요일 일기가 안좋아 비 또는 눈이 내릴것이란건 알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 비 보다는 눈이 내렸으면 하는 기대에 잠자리를 들었지만,

이른 아침 눈을 떠보니, 천둥과 번개, 그리고 쏟아지는 겨울비를 바로보니

저절로 한숨이 내쉬어진다...

갈까? 말까?

귀찮니즘의 발동으로 나름 자기 합리화로 정당화시키며

어쩔수 없다는 핑계를 스스로 정하고 다시 잠자리로 들어선다...

잠이 안 온다...

시간이 가는게 너무 아깝기 때문에...

 

 

날이 개이는대로 어디라도 다녀와야 좀 쑤시는 궁둥이도, 마음도 편할것이다...ㅎ

 

 

일요일...

네비는 계속 고장이고, 구매를 한다, 한다면서 요상하게시리 그주는 너무 바빠

네비에 대한 신경을 쓸수가 없었다...

네비도 없이 길치가 어딜 가겠는가?

지금 살고 있는 이지역의 지리도 잘 모르는판에....ㅋㅋ

왔다, 갔다 하면서 눈으로 많이 봐왔던 외암민속마을이 생각났다...

설마 그곳은 찾겠지 싶어 무조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다....

 

 

 

 

 

 

 

 

 

섶다리를 건너며 살던 추억은 없지만,  섶다리를 보면 막연한 정겨움을 느끼곤 한다...

 

 

마을 초입에는 이렇게 실개천이 흐르고 있어 어릴적 향수를 일깨우곤 한다...

 

 

 

 

 

외암민속마을은 아산시내 남측으로 약 8Km 떨어진 설화산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약 500년 전에 강씨와 목씨 등이 정착하여 마을을 이루었다고 한다.

지금의 외암민속마을은 조선조 선조때부터 예안이씨가 정착하면서 예안 이씨 집성촌이 되었고,

그후 예안이씨 후손들이 번창하여 많은 인재를 배출 하면서 양반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성리학의 대학자인 외암 이간선생이 마을에 살면서 더욱 널리 알려졌으며

그의 호인 외암도 마을이름에서 따온것으로 전하여 진다고 한다.

 

 

 

 

 

 

 

 

 

 

 

 

외암민속마을에 들어가면 생동감이 있다.

직접 사람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건축은 주변환경이나 경관속에 사람이 어우러져 살고 있을때 생동감을 지니게 되며 가치가 살아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외암민속마을은 살아 있는 민속박물관이라 할수 있다.

 

 

 

 

 

 

 

 

 

 

골목 골목 돌담위로 보이는 산수유나무와 매화나무가 일치감치 겨울을 준비하여 앙상한 가지만을 보이고 있다.....

마을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도 한적하고 고즈넉한 발걸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돌담으로 연결된 골목길,

주변의 울창한 수림이 마을 경관을 더욱 고풍스럽게 한다.

 

 

 

 

 

마을의 안쪽으로 돌다 외곽이 궁금하던차에 빆으로 빠지려는 순간,

어느집의 시끌벅적한 소리와 함께 어디선가 구수한 냄새가 풍긴다..

돌담길이 지나다니며 볼수 있는 낮은 구조로 되어 있어

이웃집간에 무슨일이 있는지를 금방 알수 있을것 같다...

 

많은 가족들이 모여 김장을 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가마솥 수육을 삶고 계시며 채근을 하신다...

김장을 빨리 빨리 끝내라고,,,ㅎㅎㅎ

양해를 구하고 메주도 찍을겸, 김장하시는 모습을 담으려 했지만

마음이 바뀌었다...ㅋㅋ

할아버지 옆에 있다보면 혹시라도 배추속과 수육에 막걸리 한잔이라도 얻어먹을 마음으로...ㅋㅋ

 

하지만  택~~~도 없었다...

채근하시는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혼나고 뒷짐만 지시고, 나 또한 할아버지에게 줄 섰다가 뻘쭘해서 빠져나오기 바빴다...ㅎㅎㅎ

그날은 모든 집들이 다 모여 김장을 하는듯 많이 바빠보였고, 사람사는 냄새가 나 더욱 정겹기만 했다...

 

 

 

  

 

 

 

 

 

 

 

 

 

 

 

 

한참을 망설였다...

산으로 가는 이정표만 보면 아직도 가슴이 흥분이 된다...

2km 설화산이냐?   8km 광덕산이냐를 두고 한참을 서성인다..

본래의 방문 목적을 잊은채.....

참 병이다....ㅎㅎㅎ

 

 

 

 

 

 

전에는 예쁘게 피었을 담쟁이의 색도 이젠 바래지고 말라있는 모습이다...

세상의 모든것이 변한다...

다음을 위한 기약이리라...

 

 

 

 

 

 

 

겨울의 시간을 알리려는듯 모든것들이 추워보이지만

따스한 햇살에 비춰진 빛 바랜 싸리나무문....

돌담길과 어우려져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낙안민속마을보다 규모는 작지만,

실제 거주민들이 있고

사실 불과 몇십년전까지만 해도 다들 그렇게 살았었던 우리들...

 

외암리는 나에게는 그렇게 편안함으로 다가왔다...

 

 

깨끗하게 관리가 잘되어있고.,

 전통민속체험장, 전통혼례장, 민속관, 떡메치기체험장 등이 있어

아이들과 체험활동 하기에는 좋을것 같다.

 조선시대 건축 및 서민의 가옥구조와 생활양식 등을 볼 수 있는 체험장은 꼭 둘러봐야 할 포인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