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2일 (월)
밤새 잠을 잘수가 없었다...
심장에서 뛰는 소리가 계속 들리며, 심장박동수가 빨라지수록 숨을 쉴수가 없기 때문이다...
무언가 무거운것이 내가슴을 누르고 있는것 처럼 숨을 쉴수가 없었다....
옆방에 있는 대원도 잠을 못이루나보다....
계속 뒤척이며 한숨짓는 소리가 합판으로 이어진 벽 덕분에 들려오며 나중에는 짜증내는 소리까지 들린다...
아덜을 바라보니 그래도 잘 자는듯 힘든 기색은 없게 보인다...
오늘 일정이 제일 힘들고 시간이 길어 잠이라도 자놔야할텐데 걱정이다...
억지로 잠들려고 힘들어 고생하느니 차라리 잠을 자지말자....
새벽2시에 기상한다니 차라리 조금만 기다리자....
지루한 숨 고르기와 시간이 지나 2시가 됐다...차라리 반가웠다...
각자 숙소에서 물티슈로 대충 얼굴닦고 이는 껌하나 씹고ㅎㅎㅎ 집결장소로 향한다..
오늘 일정을 듣고 다시 한번 화이팅 하며 각오을 다짐한다..
다시 롯지내부에선 바로 허기진채로 출발하면 사고날 염려가 있다며 죽을 끓였단다....
바로 라면죽....ㅎㅎㅎ
머리가 아프든, 숨을 못쉬든, 내 뱃속으로는 참 잘들어간다...
먹어야한다...억지로라도 먹어야한다....그래야 견딘다....라고 뱃속은 말한다...
하지만 다른 대원들은 먹지를 못한다...거참 이상하네...ㅋㅋㅋ
여대원들은 얼굴이 팅팅 부었다며 그래도 얼굴 걱정이다....
아마 대장하고 나하고만 먹었나보다....ㅋㅋㅋ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새벽에 이게 웬일?
헤드렌텐이 켜지질 않는것이다....셀파가 뜯어서 고쳐본들 지금은 사용할수가 없단다....얼레? 큰일이다....
장비는 각자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
다들 힘들어하니 뒷사람과 앞사람에 가운데 끼고 가는것도 불안하고 무지 걱정이다.
어찌할까 고민을 해도 답이 없다...썩을....다 와서 이곳에서 헤드렌턴이 고장나서 출발하질 못한다면 아마도 평생 후회할것이다...
출발......
나를 위한 날이었나보다....
달이 내 머리위에 있는 듯 환하게 비추어 길 가는데는 무리가 없고,
또한 달빛에 반사돼 부셔지는 하얀 설산의 모습 또한 장관이었다....
달 옆에 달무리가 환하게 비추고 있는 모습에서 활홀함마저 느낀다..... 밤하늘을 찍지만 아무것도 안나온다...ㅠ
출발..............^^ 사진상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달빛에 비춘 하얀눈길.......
먼저 지나가는 대원들이 아들에게 "힘내라"는 메세지를 스틱으로 써노니 아덜이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쓰고 있다....
지금 부터는 정말 숨쉬기 조차 힘이든다..가만히 있으면 견딜만한데 움직이면 힘이든다....
처음 격는 고소증세이기에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말로는 표현이 잘 되질 않는다...결국 체험을 해봐야만 알수 있을듯.....
달과 아덜.....
저 하늘과 달빛에 반사되는 안나푸르나 봉우리들을 보라................저 반사되는 빛들이 우리에게 길을 안내하는듯 했다...
직선의 오름길이 아닌 사선의 오름길이지만 10m가다 10분 쉬고, 10m가다 10분 쉬고를 반복한다...
썩을 끊은 댐배는 왜 펴대가지고..ㅋㅋ
에고 숨차라......드디어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 4,130m A.B.C) 도착
비행기안에서나, 관광지 포카라에서나, 롯지에서, 바라보았던 그림엽서같았던 안나푸르나사우스봉........바로 내 눈앞에서 펼쳐져 있다는것도 믿겨지지 않고 그저 신비로울뿐이다....달빛에 반사되어 더욱 눈부시고, 아름답게 하얀설산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이렇게 ABC에서도 계속 올라가니 등뒤에 마차푸차레(Machhapuchhre) 너머로 해가 떠오르는가보다..
갑자기 원인모를 기운이 온몸을 퍼지며 , 거친 숨소리 만큼이나 빠르게 셔터는 눌러댄다.
이 극적인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눈부시게 삼각뾰족한 마차푸차레 너머로 빛이 들어오며 해가 떠오르고 있다....
대원들 모두 멈춰서서 이 장관을 바라보며 "와~ "소리와 함께 감탄사를 연발하며 넋을 잃고 그순간을 바라본다...
일출을 많이 봐왔지만, 저 멀리 저 너머에서 바라보는 일출과는 달리, 내가 하늘에 있는지, 태양이 내 옆에 있는지 분간못할정도로
바로 앞에서 태양이 떠오르니 그 감동 또한 무지 행복한 느낌이다....인생에서 처음 경험하는 행복한 느낌......
해가 떠오를수록 안나푸르나의 모습은 계속 아름답게 변해만 가고.....고소증과 헤드렌턴 고장으로 올라오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를 생각해본다..아마 평생 땅을 치며 후회했을듯 하다....ㅎㅎㅎ
얼마나 오랜시간을 오고 싶었던 곳인가~~!
얼마나 꿈꾸었던 곳이란 말인가~~!
기쁨과 감격....지난 세월이 교차하여 눈물겹도록 아름답다란 말외에는 달리 표현할길이 없는 그 시간.....
내눈앞에 펼쳐져있는 모든것들.....
같이 참여했다는것도 아덜에게 고맙지만, 끝까지 이곳까지 같이 내옆에 있어줌에 너무나도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부자였다
이러한 일출의 모습을 보기위해 새벽일찍 출발했나보다....
고소증보다 그 아름다운 감동의 모습에 젖어 셔터 눌러대기 정신없다....ㅎㅎㅎ
마차푸차레가 아깐 가까웠는데, 뒷배경으로 사진찍다보니 많이도 올라왔나보다.....대장,여대원,아덜,셀파...
저 여대원이 고소증 통증이 제일 심한듯 했다....
머리가 깨지도록 아프고, 토하고, 무기력에 무지 힘들었지만 대장의 인솔력에 따라 잘 따라와 이곳까지 왔다....후회없다한다....
인솔해준 대장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단 말씀을 드린다..
어라? 사진을 보니 나도 얼굴이 팅팅 부워있었구먼...참나...난 다른사람들얼굴만 보고 난 괜찮겠지 생각했는데...ㅎㅎ
제일 고마운건 날씨이다.....아무리 고생을 했든 어쨌든 이렇게 맑디고운 모습을 보기위해서는 일기가 좋아야하는데
다들 대원들이 착한일을 많이 해서 복받아서 그런가보다...ㅎ 에고 울아덜 젖은 등산화때문에 무지 고통스러워한다...
마차푸차레를 배경으로 성공한 대원들만....이 단체 사진으로 탈락해 하산해 있는 7명에게 돌려가면서 약올렸다는..ㅎㅎㅎ
단체 1.
단체2.. 안나푸르나
다시 ABC로 돌아와서 단체3.
울 아덜 너무 고통이 심해 안타까움만 더한다...불이 있어 등산화를 말릴수도 없고 두꺼운양말을 신어도 젖어있는 등산화에는
양말 또한 금방 젖기에 그추위에 고통이 얼마나 더하랴.......
미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대장과 내가 손으로 발마사지를 하며 동상걸리지 않게 응급조취를 취하고 있다...
꼭 고어텍스 등산화를 사주마 약속을 하며...고통을 피할수 있는 제일 빠른길은 빨리 하산하여 햇볕으로 말리는수밖에 없다....
고생하며 ABC 도착시까지 6일..하산 4일...하산하는 루트는 약간 변경하였다..
아덜때문에 ABC에서 서둘러 하산하던중 유럽알파인을 만나 기념으로 한방...
어딜가나 눈만보면 동생에게 인사하는건 빠뜨리지 않는 아덜..ㅎㅎㅎㅎ
먼저 하산한 대원이 썼나보다...."했다" 라는 말보다 더 감동적인 말들이 있을까?
그 말 한마디에 그동안 힘들었던 고생은 싹 씻겨나가고..
해가 있어 우리가 올라온 길들을 볼수가 있었다...
올라갈때는 모르겠더니만, 하산시엔 "아이고 우리가 어찌 저길을 왔을꼬?" 라며 한마디씩을 한다...
평범한 길같이 보이지만 중간중간에 크랙들이 많아 상당히 위험하다...
스틱으로 크랙안을 넣어봐도 끝이 닿질 않을정도인데 눈으로 살포시 덮여있는곳들이 있다....
얼어있는 바위 암릉들...
되돌아가는 발걸음도 가벼워~
오름길엔 오로지 목적지까지 가기위한 발걸음 이었기에 눈에 보이지 않았던 고드름과 그 밑에서 쏟아내는 폭포수들...
어제와 오전까지만 해도 얼어죽을것 같은 추위지만 벌써 햇볕이 뜨겁게 느껴지며...
남자와 같은 성격에 지리산 매니아인 광주댁~또치와 함께.....
내리막길에서의 아들과 함께.....
밤부(오늘 숙박지)까지의 길은 시간이 제일 많이 걸리는 여정이었고, 잠을 못자 피곤한 날이었다...
사진이 클로즈업이 되질 않아 며칠 못씻은것이 표시나질 않는다...ㅎㅎ
중간캠프로 도반에 도착...
새벽2부터 오후2시쯤 중간캠프에 도착했으니 다들 피곤했을 터이지만...카메라를 들이대자 환한 웃음만큼은 여전히..
도반에서 점심해결하고 바로 출발....너무 졸려 힘들다...정맥을 뛰면서 무박으로 산행했었던 경험이
지금에야 위로를 받고 있다....
아치형의 접붙은 나무에서..
지치고 힘들지만 너무나 깨끗한 하늘과 공기, 그리고 광활하게 펼쳐지는 풍경앞에서 피곤함이란 생각할 틈이 없었다...
정보 : 1. 무박산행을 한번쯤 해볼것을 권한다....
그런 경험이 없다면 지치고 힘들어서 견디기 힘들고 많은것을 보고 느낄수 있는 여유가 없기때문이다...
2. 카메라의 밧데리는 충전하는곳도 있지만 돈을 내야하며, 추운곳에 올라가면 갈수록 밧데리소모가 눈에 보이게 줄어든다.
쓰지않을때는 귀찮지만 빼놓도록하며, 잠잘때는 바지주머니나 침낭안에 넣고 자는게 좋다....
3. 씻지를 못하기에 혼자만 이뻐보이려고, 깔끔해보이려고 유난떨 필요 없다...
산에서 가끔은 안씻어도 된다..그것도 경험이다....그리고 다 못씻으니 괜찮다...ㅎㅎㅎ
4. 제일 중요한 장비점검은 항상 필수이다....특히 헤드렌턴이 국내에서 아님 괜찮다 생각하지만 결국에 중요할때 고장나면
위험한 상황에 이를수도 있으니 장비점검은 말할 필요 없을정도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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