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다시 폭등, 26일(미국 현지시간) 장중에 배럴당 140달러(서부텍사스 중질유 기준)를 넘어서면서 3차 오일쇼크가 눈앞에 닥쳤다.
기름값 급등으로 나라 경제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으나 정부와 정치권은 미국 쇠고기 문제와 '촛불'에 발목이 잡혀 국정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유가급등은 곧바로 물가불안과 구매력 저하로 이어지고 이는 가뜩이나 부진한 내수를 더욱 조여 성장을 위축시킨다. 이런 상황에서 경상수지까지 악화돼 우리 경제는 '사면초가'의 상황이다. 저성장 고물가의 스테그플레이션 수렁으로 깊이 빠져들고 있다.
'오일쇼크 현실화..경제 총체적 난국' 중에서 (연합뉴스, 2008.6.26)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제3차 오일쇼크'가 눈앞에 닥쳤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에 이르렀습니다.
2차 오일쇼크 당시 국제유가는 배럴당 40달러. 이를 현 상황에 적용하면 150달러 정도이니, 유가가 조금만 더 오르면 3차 오일쇼크가 되리라는 주장입니다.
상황별로 나온 구체적인 경제지표 전망치들을 정리해보는 것이 현실 파악에 도움이 되지요.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결과, 하반기 유가가 배럴당 평균 150달러 수준이면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2.0%, 물가상승률은 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만약 유가가 평균 200달러까지 갈 경우 성장률은 마이너스(-0.2%)로 떨어지고 물가는 13.8%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물론 최악의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경기불황 속의 물가폭등... 바로 악몽같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상황입니다.
오늘 발표된 다른 경제 관련 수치들도 모두 어두웠습니다. 5월 경상수지는 6개월 연속 적자행진으로 나왔습니다. 이로서 올해 경상수지 누적적자액이 71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 역시 유가폭등이 큰 원인이 됐습니다. '자원빈국'인 우리로서는 참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증시도 오일쇼크의 영향으로 1700선이 붕괴되며 1684수준으로 마감됐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1040원대로 올라서며 한 달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요.
일각에서는 석유수요 감소로 결국 유가가 다시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고유가는 이미 우리경제에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게다가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 아르준 무르티가 지난달에 ‘유가 150∼200달러 대급등’ 시나리오를 발표하는 등 비관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총체적 난국'. 요즘 우리 경제를 한마디로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오일쇼크는 우리만이 아닌 전세계적인 상황이지만, 우리는 여기에 더해 사회혼란과 리더십 부재까지 겹쳐 걱정을 더하고 있습니다. 위기극복을 위해 국민의 힘을 모을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