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산행코스] 영남의 산-괘관산1,251.6m·경남 함양 영남 내륙 전망대 역할하는 ‘갓걸이산’ | |||||||||
경남 함양의 진산(鎭山)인 괘관산(掛冠山)은 이웃한 백운산(1,278.6m)과 함께 함양읍 북쪽에 부챗살처럼 펼쳐진 능선을 이루며 솟아 있다. 함양군 병곡면, 서하면, 지곡면에 걸쳐 있으며, 이름을 우리말로 풀이하면 갓걸이산이다. 이는 온 세상이 물바다를 이룬 천지개벽 때 이 산 정상에 갓을 걸어놓을 만큼의 공간만 남기고 물에 잠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언저리에 자리한 괘관산은 지리산과 덕유산의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일제 때 학병을 피해 이 산으로 숨어들거나, 한국전쟁 와중에 빨치산들이 은신처로 이용하기도 했다. 특히 작가 이병주씨가 쓴 소설 ‘지리산’에 등장하는 하준규는 실존 인물(하준수)로 이 고장 출신이다. 괘관산 산등성이는 밋밋한 육산으로 능선에 짙은 숲이 없어 우선 전망이 좋다. 겨울에는 눈이 많은 산으로 설화가 만발하고, 봄이면 철쭉꽃이 능선을 수놓아 함양8경의 하나에 괘관산 철쭉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가을철 산등성이 따라 억새가 하얀 솜털의 꽃을 피우는 장관을 연출해, 이 산은 화원의 동산이라 표현해도 좋을 듯하다. 괘관산은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음은 물론이려니와 찾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함양에는 지리산, 덕유산을 비롯해 굵직하고 높은 명산들이 많다. 이러다보니 주변의 이름난 유명 산들에 비해 발길이 뜸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인근의 백운산에 비해 대중교통편이 불편하다는 단점도 한 몫으로 작용한다 하겠다. 이런 까닭에 조용하고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어 좋다. 원통재에서 시작, 능선 타고 마평으로 하산 산행의 들머리를 백전면 백운리 신촌 마을로 잡고 원통재~1035.4m봉~원티재~괘관산 정상~천황봉~새재골 목장~묏골(묘동)을 거쳐 날머리는 병곡면 광평리 마평 마을이다. 6시간30분 정도의 이 코스는 능선을 따르는 종주코스로 산행과 더불어 또 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백두대간의 장쾌한 등줄기와 지리산을 비롯한 함양 일대의 산과 들은 물론이고 산자락에 둥지를 튼 촌락까지도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양읍내에서 군내버스로 30분쯤이면 신촌 마을에 닿는다. 이곳은 백운산 산행길 들머리나 날머리로 이용되는 백운암이 있다. 이 암자 입구에는 경남민속자료 제19호인 영은사지 석장승이 있다.
원통재 올라서기 직전 도로변에는 샘이 있다. 괘관산 능선에는 물이 없기 때문에 여기서 물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산행이 시작되는 원통재에 이르면, 그 뜻을 알 수 없는 ‘후해령(後海嶺)’이라는 빗돌이 있다. 또 괘관산 등산안내도와 함양군 관광안내도가 큼지막하게 서있다. 이곳은 괘관산은 물론이고 왼편의 백운산의 산행기점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대형 버스도 주차할 수 있는 넓은 공터가 있다. 잠시 땀을 식힌 후 산행안내도 왼편의 등산로 초입으로 접어든다. 능선 사면으로 붙어 돌면 처음부터 경사가 만만찮은 능선으로 올려친다. 참나무가 빽빽한 능선길로 30분쯤이면 1035.4m봉에 선다. 삼각점이 있는 이 봉우리는 괘관산 주능선과 남쪽의 원넘어재 능선으로 갈리는 분기점이다. 이 갈림길에서는 남쪽 원넘어재쪽 등산로가 더 뚜렷하기 때문에 안개라도 낀 날이면 다소 헷갈릴 수 있다. 무조건 왼편 길로 들어서야 정상으로 연결되는 주능선을 밟을 수 있다. 1035.4m봉을 뒤로 하고 내리막길로 이어지는 등산로 앞쪽으로 길게 뻗은 능선이 누워있고, 그 너머로 괘관산 상봉과 천황봉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등산로는 외길로 이어지지만 싸리나무와 잡목이 배낭을 잡아당긴다. 완만하던 능선이 급경사로 변하고 곧이어 안부에 닿는다. 이제부터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조금만 나아가면 원티재가 나온다. 이정표(빼빼재 입구 1.8km, 괘관산 3.4km, 천황봉)가 서있는 이곳에서 정면으로 오르면 곧 헬기장을 만난다. 여기서부터 앞으로 3개의 헬기장을 더 만나게 된다. 부드러운 능선은 소의 잔등처럼 밋밋하면서 주변을 조망하기에도 거침이 없다. 특히 10여 분 뒤에 만나는 두번째 헬기장은 주변 조망이 빼어나다. 뒤돌아서면 실뱀처럼 이어지는 37번 지방도 오른편에 백운산이 아련하게 솟아 있다. 이름처럼 흰 구름이 산을 가려 보일 듯 말 듯하다. 그 오른편으로 백두대간 산줄기가 영취산, 깃대봉으로 뻗어가고, 왼편으로는 월경산 중재를 거쳐 남쪽으로 지리산에 이어지는 산등성이가 어렴풋하게 다가온다. 헬기장을 뒤로하고 완만한 내리막길로 15분쯤이면 안부에 이르면서 다시 갈림길. 지소 마을로 내려설 수 있는 이곳에도 역시 이정표(괘관산 2.1km, 천황봉 2.8km, 빼빼재 입구 3.1km)가 길을 안내하고 있다. 뒤이어 5분쯤이면 세번째 헬기장을 만난다. 시야가 더 넓어 좋다. 그러나 날씨가 흐린 관계로 멀리 덕유산이나 지리산을 확연하게 조망하기에는 아쉬움이 많다. 다시 10분쯤 뒤에는 마지막 네번째 헬기장과 함께 이정표가 서있다. 정상까지는 1.6km를 더 가야 한다. 헬기장에서 능선길은 왼편으로 이어지고 암릉을 만난다. 암릉을 우회하여 오르면 키를 넘는 억새와 싸리나무가 진행을 힘들게 하지만 그런대로 운치도 있다. 마지막 헬기장에서 30분쯤이면 태양열 안테나 시설이 있는 괘관산 전위봉에 닿는다. 진행방향에서 보면 정상으로 착각하게 되는 봉우리다. 왼편의 괘관산 정상(5분 거리)과 오른편에 우뚝 솟은 천황봉으로 갈린다. 결국 정상에 올랐다가 이곳까지 되돌아나와야 천황봉으로 갈 수 있다.
백두대간 덕유산을 비롯해 월봉산, 거망산, 황석산, 금원산, 기백산 등 함양의 유명산은 물론이고 날씨만 좋다면 거창, 합천의 일부 산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그렇지만 눈이나 얼음이 얼었을 경우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 상봉 주변은 깎아지른 절벽으로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에 주의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겠다. 다시 갈림길까지 되돌아나와 동남쪽의 천황봉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발걸음을 뗀다. 10분이면 내려서는 안부까지의 길도 빙판일 경우 무척 까다롭다. 안부는 네 갈래로 나눠지는 갈림길 표지목(←서하 중산마을, 괘관산 0.8km, 천황봉 0.5km, 지소 입구→)이 있다. 또 왼편 중산 마을쪽으로 2~3분 거리에 샘터가 있어 물을 보충할 수 있다. 천황봉까지는 15분이면 닿게 되는데, 이 능선 일대가 철쭉군락지다. 안부에서 오르다가 보면 중간에 마평 마을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오른편으로 연결된다. 결국 하산 때 여기까지 되돌아내려와야 한다.
천황봉에는 표석과 함께 정성들여 쌓은 돌탑 몇 개가 있고, 주변과는 어울리지 않는 산불감시초소가 볼썽사납게 자리하고 있다. 주변 조망은 오히려 상봉보다 더 나아 지리산 주능선과 삼정산, 삼봉산 등도 훤하게 바라보인다. 하산은 올라왔던 길로 되돌아 내려서다가 안부 못 미친 갈림길에서 왼편 사면의 비탈길로 접어든다. 그러니까 천황봉을 왼편에 두고 에돌아 나가 남릉에서 새재골로 내려간다. 새재골 하산길은 옛날 목장지로서 초지로 조성된 계곡에는 키를 넘는 억새가 하산길을 방해한다. 그래도 초지 사이로 길흔적은 뚜렷한 편이다. 목장 건물은 오랫동안 방치된 듯 쓰러지고, 길은 초지가 끝나면서 계곡을 낀 짙은 숲길로 바뀐다. 목장으로 연결되던 오래된 수레길이 그런대로 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1시간쯤 내려서면 길은 계곡을 벗어나면서 새재골목장 입구를 지나 시멘트포장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25분 가량이면 묘동(묏골) 마을에 닿고, 함양 읍내까지 노선버스가 운행되는 마평 마을은 10분 정도 더 내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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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마굿간
글쓴이 : 조타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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