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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코리아’ 바람을 타고 최근 아파트 외관이 갈수록 화려하고 다양화되고 있다.
지난 9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아파트는 성냥갑을 연상케 할 정도로 일자(一字) 위주로 지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외관이 수려한 탑상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탑상형이지만 ‘T자’ ‘L자’ ‘W자’ ‘Y자 등 형태가 다양하다.
이런 가운데 탑상형과 과거의 일자형 아파트와의 장단점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탑상형 아파트는 판상형에 비해 디자인이 수려하고 지상공간 활용이 쉬워 건설업계가 최근 선호하고 있다. 사실 입주자 입장에서도 유리한 점이 많다. 우선 조망권이 좋다. 전면과 한쪽 측면이 트인 2면 개방은 기본이고 요즘엔 설계기술 발달로 3면 개방형까지 나온다. 또 한층에 엘리베이터 2대가 들어가기 때문에 편리하다. 그러나 건설사 입장에서는 공사비가 많이 들고 입주자 입장에서도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도 있다.
이에 비해 판상형 아파트는 기본적인 생활환경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통풍과 채광이 좋아 난방비 등 에너지효율이 뛰어나다. 반면 디자인이 단조롭고 획일적이어서 미관이 떨어지고 외부 공간에 대한 개방감도 탑상형에 비해 불리하다.
최근 들어 대단지 아파트에서는 판상형과 탑상형이 혼재하면서 평면구조도 많게는 수십가지까지 나오고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자신의 취향에 맞는 형태를 고르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따라서 청약 전에 형태별 장단점을 알아두면 보다 편리한 생활을 위한 지혜가 될 수 있다.
■일자형, 생활편의성 가장 우수
판상형 아파트를 말한다. 채광과 통풍이 뛰어나 에너지효율이 좋다. 특히 거실과 주방창을 열어 놓으면 맞바람이 쳐 통풍에서는 가장 뛰어나다. 또 3베이에서 4베이, 4.5베이 등 남향위주의 배치가 가능해 겨울철 난방비가 적게 든다. 평면마다 네모반듯하게 구성돼 발코니 확장 때도 공간의 쓰임새가 좋다.
■L자형, 동간 거리 확보에 유리
판상형의 일부분을 꺾어 놓은 형태로 남향과 동향 혹은 서향이 같이 존재한다. 통풍과 채광은 판상형보다는 떨어지지만 우수한 편이다. 그러나 ‘ㄱ’자로 꺾인 부분에서는 사생활 침해 문제가 발생한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두개 동이 하나로 연결된 형태로 이뤄져 동간 거리 확보 등 동간 배치에 유리하다.
■T자·Y자형 조망 뛰어나
T자에서 최근에는 Y자로 변형된 형태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일단 건폐율이 낮아 단위 면적당 많은 가구를 채워넣기에 좋다. 때문에 주상복합아파트처럼 동간 거리가 넓어 쾌적하다. 특히 조망 여건이 양호하다. 대형 아파트는 전면과 측면 등 3면 개방형으로 설계된다. 하지만 정남향이 없이 동남, 남서향 등이 섞여 에너지 효율은 떨어진다. 사생활 침해도 일어난다. 양 날개쪽이 여러모로 유리해 대형 면적의 아파트가 위치한다. 각 형태의 몸통에 위치한 가구는 채광과 통풍에서 상당히 불리하다. T자형이 Y자형보다 동간 거리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V자형, W자형 용적률 가장 많이 나와
W자형은 남향 위주로 배치가 가능해 판상형과 크게 차이가 없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소규모 땅에 판상형으로 동간 거리나 배치가 잘 안 나올 때 사용한다. 단지 면적당 용적률이 가장 많이 나온다. 반면 시공비가 많이 들어 건설사 입장에서 선호하지 않는다. V자형의 경우 마주보는 가구간 사생활 침해가 일어날 수 있다. 일부 단지에서 사생활 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V자형이다.
■중정(ㅁ자)형은 기피해야
가운데를 정원으로 비워 놓고 빙 둘러 ‘ㅁ자’ 형태로 가구가 들어서는 형태로 주로 오피스텔이나 임대주택에서 많이 사용한다. 채광과 통풍 등 주거환경에서 가장 안 좋은 형태다. 또 사생활 침해도 많이 일어난다. 중정의 경우 햇볕이 거의 안들어 여름 한철만 이용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단위 면적당 용적률을 높게 지을 때 사용하므로 피하는 게 좋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