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해철씨는 2개월 후면 둘째 아이를 얻는다. 그는 학교에서 자신의 꿈을 찾고 키워가지 못하고 공부하는 기계로 길러지는 현실에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될 지 걱정이다. 학생인권을 강조해왔던 그가 현 정부의 4.15조치와 촛불집회에 대해 입을 열었다.
- 4.15 조치 등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생각은?
0교시 시간대에 스스로 공부하지 않는다면 괜히 애만 깨워 학대하는 것이다. 우리 교육현실처럼 청소년을 학대하는 정책을 막아내지 못한 어른들도 책임이 있다. 아이들이 죽어나가는데 무슨 할 말이 있나. 아이들을 못지키는 어른들을 싸그리 잡아넣어야 한다. 미래에 대해 확실한 목표나 꿈없이 입시노동을 강요하는 것은 청소년을 노예로 만드는 것이다. 필요한 것은 미래에 대한 비젼을 아이들하고 얘기하는 것이지 무조건 잡아논다고 성적오르는 것도 아니다. 수백만 아이들의 인생을 망쳐놓겠다는 것인데 성적평균 안 오르면 누가 할복자살이라도 할거냐.
-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으로 뽑아놨으면 장사만큼은 잘할거라 믿었다. 지금 국민들은 화가 났다. 물건을 팔거나 무역을 하러 갔으면 돈을 들고 와야 하는데 미국에 가서 상전 지시받듯 하고 왔으니 누가 좋아하겠는가.
- 오는 17일 촛불문화제에 참여한다고 들었다.
애들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뿐이다. 돌 지난 애를 키우고 있고 2개월 후에 둘째가 태어난다. 이 애들을 우리나라에서 교육시키려했는데, 이제는 애를 피난시켜주지 않으면 애를 망치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면 무조건 공부해야 하는 것이 절대선인 미친 나라에서 애를 기른다 생각하니 돌아버리겠다. 전세계 어느 나라 부모도 우리처럼 자식한테 자신들의 욕망을 투여해서 기르지 않는다. 아이가 건강하면 감사해야지 공부를 잘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 연예인들의 의사 표현에 대한 비난도 있는데.
정치인들 입부터 막으라고 해라. 정치인들 말 중에 망치로 뒷통수 때리는 발언이 한두가지인가. 의식미달의 한심한 발언들 명단 줄줄이 뽑아서 연예인들 발언과 비교해보면 어느 쪽이 나은지 답이 나올 것이다. 연예인들의 자발적 의사 표현을 무슨 권리로 막는가.
- 아이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지금 교육환경이 옛날보다 더 후지다. 어른들이 점점 더 미쳐 날뛴다. 10명의 부모가 있다고 할 때 상위 10% 안에 들어갔던 부모는 확률적으로 한명이고 9명은 공부 못했다. 자기들은 공부를 못했으면서 아이들 공부 못하면 팬다. 자신의 의지대로 산다면 나중에 후회라도 안하지만 이사람 저사람 말 따라갔다가 후회한다.
청소년은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하고 싶은 대로 했으면 한다. 어른들 중 열에 아홉은 틀리는 말을 하므로 안듣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공부만 강요하는 수많은 어른들은 대부분 속물 아닌가.
- 교사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 나는 두 아이를 학교에 보내서 노예로 만들고 싶지 않다. 하고 싶을 때 하면 되는데 하기 싫을 때도 해야 되면 자기 인생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한다. 이렇게 되면 노예근성밖에 안 길러진다. 0교시 가서 졸고 있는데 뭐하러 귀한 자식 그렇게 기르겠나. 공부는 지엽적인 문제다.
개인한테 어떤 계기가 발생하면 그것이 공부다. 거기에 대해서 유일하게 대안이 되어 주는 사람이 교사다.
부모가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학교가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곳이 되지 않으면 애들을 학교에 보낼 수 없다. 내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있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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