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대출받아 집 산 뒤 갚아가는 것도 전략

산우리우리 2008. 5. 17. 08:56
['3년 안에 1억 만들기' 포트폴리오]

결혼으로 '인생의 제2라운드' 시작하는 신혼부부들에게 재테크는 가장 현실적인 당면 과제다.

그 첫 걸음은 종자돈 만들기. 뚜렷한 목표를 갖고 투자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성공적으로 출발할 수 있다.

자녀가 생기기 이전인 신혼시기가 단기간에 목돈을 모을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므로 이 시기에 재테크의 고삐를 바짝 당겨야 한다. 흔히 소득의 60% 이상 혹은 최소 한 사람의 월급은 모두 저축하라고 권하지만 실천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인고의 과정없이 달콤한 내일이란 없다. 3년 독하게 재테크해서 30년을 풍요롭게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맞벌이 신혼부부(부부합산 연봉 5000만원 수준, 월 250만원 저축)라 가정하고 어떻게 재테크를 해야 단기간에 목돈을 모을 수 있는지 재테크 전문가 4인의 조언을 들었다.

신혼부부는 물론 내집 마련을 최우선 목표로 종자돈 만들기에 '올인'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자산 배분 전략이다. 3년 목표 '1억 만들기' 포트폴리오를 소개한다.

◆젊을 때는 펀드 등으로 공격적인 상품에 투자

4인의 재테크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추천한 신혼부부의 투자 상품은 펀드다. 4명 중 3명은 적립식펀드를 재테크 추천 상품 리스트 1순위에 올렸고 1명은 대출을 통한 내집 마련에 무게를 뒀다. 젊은 나이에 걸맞게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짜라는 것이다.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투자와 저축 비율을 정할 때 보통 펀드와 주식 등 공격적인 자산운용과 정기적금 등 안전자산의 비율을 6대 4 정도로 나누지만 신혼부부일 경우 7대 3의 비율을 권한다"고 말했다.

민주영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신혼부부들은 설사 손실이 나더라도 이를 복원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다"며 "자산의 대부분을 주식형펀드나 주식형변액보험 등에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인 자산관리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자산관리 전략을 택하더라도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보다는 적립식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에 중점을 두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김치홍 신한PB 잠실센터 팀장은 "가장 좋은 생애 재테크는 현재의 직장에서 인정받고 성공하는 것"이라며 "많은 노력이 필요한 주식 직접투자는 다소 미루고 간접투자상품을 공격적인 상품리스트의 중심에 두라"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어떤 펀드를 고르는 것이 좋을까. PB들은 우선적으로 국내 대형성장형펀드를 눈여겨볼 것을 권했다. 국내펀드로는 미래에셋의 디스커버리와 인디펜던스 등이 전문가들의 고른 지지를 받았고 해외펀드로는 슈로더브릭스가 2명의 PB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주택청약 및 세금 공제 예금상품 필수

내 집 마련의 출발은 대개 주택청약저축 가입부터 시작한다. 10만원을 적립하여 2년이 경과되면 1순위가 되며 이외에도 무주택기간이나 다자녀, 연령 등 여러 요건을 따지게 되지만 우선은 통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세금공제 상품으로는 불입 금액의 40%를 공제(연간 300만원 한도) 받을 수 있는 장기주택마련저축과 노후설계자금으로 불입 금액의 100%를 공제(연간 300만원 한도)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에 가입하는 것이 권유된다.

김치홍 팀장은 "장기주택마련저축이나 연금저축의 금리는 연 5.1% 정도에 그치지만 소득공제를 감안한 실질 수익률은 연 11~19%에 이른다"며 "공제 받을 수 있는 한도까지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반면 1억원을 대출 받아 집부터 사고 이것을 갚는 전략도 한 방법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그간 우리사회에서는 집을 사려고 돈을 모으면 모으는 사이에 집값이 훌쩍 뛰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윤의필 골든브릿지금융판매 PB팀장은 "현재 주가는 서브프라임의 여파로 맥을 못추고 있는 상황인데 반해 수도권 부동산의 경우는 뉴타운공사로 인해 전세 물량이 부족하고 이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 심리까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적금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펀드로도 왠만한 고수익이 나지 않는 한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을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에 타인의 자본을 활용해서라도 주택을 구입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1억5000만원의 전세보증금을 가진 신혼부부가 1억원 대출로 2억5000만원의 아파트를 구입한다면 연 10% 상승한다고 했을때 3년 후에는 3억3275만원으로 껑충 뛴다(실제 2007년 수도권 아파트 상승률은 18%였다).

따라서 1억원 정도의 대출로 아파트를 먼저 구입하는 것이 주택구입가격을 현 시점으로 고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대출금은 원래 3년간 적립하려 했던 1억원 목표의 돈으로 갚아가면 된다. 윤 팀장은 "만일 재테크상품의 평균 금리가 연 10% 가량 상승한다고 해도 월 저축금 250만원의 10%와 주택가격 2억5000만원의 10%는 큰 차이가 있지 않겠냐"고 역설했다.

◆재테크목표 및 중간점검도 필수

신혼시절은 종자돈 마련 못지않게 올바른 재테크 방향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 수석연구원은 "종자돈을 만들겠다는 목표보다 삶과 관련된 재무목표를 세우는 것이 더욱 중요할 수 있다"며 "자산관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생에 관련된 여러 재무적 과제들을 현명하게 해결해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실패하지 똑똑한 재테크를 위해서는 투자 중간점검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김 팀장은 "투자를 하고 잊어버려도 되는 시기는 지났다"며 "일정 기간(3~6개월)을 정해 투자비중을 체크하고 재조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적립식펀드 위주로 투자하되 목표수익률이 조기 달성될 경우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