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5-16 천안 광덕산
이곳 천안으로 발령 받아 온지 3개월정도 지났나보다.
년초는 해마다 바쁜 시기이기도 하고, 이곳에서의 적응을 해야하는 이유로
마트가 어디인지, 시장이 어디인지, 병원 어디인지,
저만치 떼어놓으면 집에 못찾아 올 정도의 길치이기에ㅋㅋ
부산하게 천안 이곳을 많이도 다닌다.
하지만 예전부터 해왔던 운동이며 산행을 못한터라 온몸은 계속 움쑤셨고
이러다 병나겠다 싶어 날 좋은 5월 어느날에 광덕산을 찾는다.
초입에 고넉넉히 자리잡은 광덕사의 아늑함은 하산길에 접하기로 하고 우선 등산로를 오른다.
봄까지 늦은 겨울 추위때문이었는지, 5월의 연파란색이 더욱 새롭게만 느껴진다.
장군바위쪽이 아닌 부용묘를 택하여 나중에 능선에서 장군바위를 만나기로 한다.
한가로운 날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어느 산님이 혼자 오름길을 시작한다.
부용묘..
조선시대, 평양감사의 소실로 조선 3대 여류시인중 한명이며,
매년 4월말 천안문화원 주최로 많은 문인협회사람들이 추모행사를 갖는다고 한다.
5월의 따스한 햇살을 뒤로 한채 바로 이곳만 통과하면 숲으로 이어진 길이 나와 쾌적함을 더한다.
이같은 평이한 산책로 같은 오름길은 천안과 아산에서의 많은 시민들에게 인기가 있어서인지 주변시민들이 많이 찾는듯하다.
얼마를 올랐을까? 큰 바위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걸 보니, 이곳이 바로 장군바위인가보다...
이곳에서도 갈림길이 있어 광덕사에서 바로 이 코스로 진행할수 있다.
처리...
산 정상부에 거의 다다르면 이렇게 통기타를 치며 산중공연이 열린다. 모금함도 보이며,
어찌보면 신선하기도 하고, 어찌보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게 아니던가?
공연하시는분 바로 앞에 그늘과 벤취가 있어 잠시 숨고름을 하며 공연을 감상한다.
약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어깨가 들썩이며 벌써 흥에 취했나보다...
광덕산 정상...깜짝 놀랐다...시장인줄 알고....
헬기장 치곤 너무 작고, 그렇다고 뚜렸한 조망권을 갖추고 있지 않음에도 많은 사람들로 발 디딜틈이 없다.
이곳에선 갈증난이들을 위해 아주 맛난 막걸리를 판다.
한잔에 2,000원^^
산 오르막부분에서부터 혼자 산행을 하는 사람과 이야기동무를 했는데, 알고보니 갑장이더라...아산에서 직장생활한다고...
더욱 놀란건 위암환자였고, 수술한지 6개월 가까이 된다한다.
술.담배를 전혀 하지않는데도 위암때문에 3/2정도의 위를 잘라냈다 한다.
술은 마시지 않기에 그냥 산친구로써 잔만 들고 있으라 했다...ㅎㅎ
산친구를 위하여/..
비록 위암때문에 큰일날뻔 했지만, 활짝 웃는 웃음과 꾸준한 산행과 운동을 통해 그분의 건강이 다시 회복되리라 믿는다.
나의 도시락을 보며 깜짝 놀랜다..
하기야 내가 돼지같이 먹어대니...쩝....ㅎㅎㅎ
그 친구의 도시락은 위 절제수술때문에 많이 먹을수가 없어 이렇게 한숟갈되는 정도의 양밖에 소화를 못시킨다 한다.
산이 좋아 광덕산을 찾은게 아니라, 운동을 통해 다시 재활하고저 계속해서 광덕산을 찾는다 하니, 언제든 만날수 있으리라...
같이 식사를 나누고 우린 각기 다른 코스를 통해 하산을 하기로 한다.
하산길...약간의 오르막과 너덜지대가 있다....
ㅋㅋㅋ 깜짝 놀랐다...아이들이 갑자기 나에게 물을 달라한다. 누구랑 왔니? 물으니 친구랑 둘이 왔단다...
참으로 기특한지라 가지고 있던 이온음료와 물을 다 준다.
배나와서 창피하다 하길래 많은(?) 설득끝에 사진을 찍는다.
그래도 아이들(초6학년)이 자기들 스스로 산을 가겠다는게 얼마나 기특하고 이ㅃ던가
원래 하산길은 무슨 공사중인가보다....주~~~욱 둘어가란다.....그러지 뭐~
임도로 되어있고, 그냥 햇살이 좋았다...
거의 다 내려올 무렵, 전원주택에는 예쁜꽃들이 피어있다...
버스종점으로 하산길이 떨어지니, 광덕사를 가기위해 다시 일주문을 들어선다.
이곳 광덕사는 신라 선덕여왕때 창궐한 사찰로 알려져 있다.
임진왜란 이전에는 충청권을 대표하는 거찰이었다 한다.
대웅전 앞 강당인 보화루앞에는 아주 오래된 호두나무 한그루가 서 있다.
이곳이 바로 호두나무의 시초인셈이다.
그 결과 아직도 이곳 광덕면은 우리나라 호두의 주산지 역활을 하고 있다...
계단을 통해 올라서니 대웅전의 넓은 공간이 나온다,
대웅전 앞마당을 가득 메운 연등..
천안에서 처음 산행을 한곳...광덕산...
조용히 혼자 생각하며 숲속에서 거닐었던 시간들...
산친구를 만나 막걸리 한잔과 같이 식사했던 시간들..
모든것들이 좋게만 느껴지는 이곳..
언제나 편안한 마음으로 부담없이 산행할수 있는 광덕산...
더군다니 새로운 외곽도로까지 뚫려있어 집까지 다이렉트로 20분이면 도착하니,
근처에 이런곳이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