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산행기(코스&지도)

10-08-04 강원도 아침가리골(1)

산우리우리 2010. 8. 20. 22:28

강원 인제군 기린면에 위치한 조경동의 원명은 아침가리로 한자로 표기하여

아침 조(朝) 밭갈 경(耕) 자를 써서 조경동(朝耕洞)이  되었다

아침가리란 산이 높고 험해서 아침에 잠시 밭을 갈 정도의 해만 비치고 금세 져버릴 만큼 첩첩산중이라 해서 지어졌다

 

 

 아침가리는 방태산(1436m), 구룡덕봉(1388m), 응복산(1156m), 가칠봉(1240m)을 병풍처럼 둘러치고 있다.

해발 1000m를 훨씬 넘는 산들 사이에 파묻혀 있는 아침가리를 찾아가는 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진동 인근의 내린천에 합류하는 계곡을 거슬러 올라 아침가리에 이르는 길이고,

또 하나는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 쪽이나 반대편 홍천군 내면 월둔리에서 거친 비포장 길을 넘어 아침가리까지 가는 길이다.

 

첫번째가 맑은 물을 디디며 물길을 오르는 길이라면, 두번째는 차를 타거나 흙길을 디디며 숲과 함께 가는 길이다.

두가지 길 모두 원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우리는 방동약수에서 걸어서 넘어가 아침가리골을 경유 진동2교로 가는길을 선택한다.

 맑은 물에 무릎까지 담그며 철벅거리고, 끊어진 길에서 바위를 디디며 이리 저리 물을 건너갈 준비가 돼 있기때문이다.

 

 

 

 

 

방동약수의 주차장에서 차를 주차하기는 정말 어렵다.

일반 관광객들도 붐비지만 주차장의 공간이 너무 좁기에 전부 길가에 주차를 한다.

잘못 진입하면 이렇게 주차된 차들때문에 돌려 나올수가 없다.

우리는 운이 좋게도 빠져 나오는 차량이 있어 그곳에 주차를 한다.

이른 아침임에도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좌측에 약수가, 우측에 끝을 건너면 트래킹의 시작이 된다.

 

 

 

방동약수는 자연보호중앙협의회에서 "한국의 명수"로 지정할 만큼 효험이 있는 신비의 물로서 물맛도 물맛이지만,

탄산성분이 많아서 설탕만 넣으면 영낙없이 사이다 맛으로 탄산 외에도 철, 망간, 불소가 들어 있어서

 위장병에 특효가 있고  소화증진에도 좋다고 한다.

한잔 마시고 출발하려하니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이것때문에 시간을 지체할수 없기에

차량회수를 하기위해 다시 올때, 그때 마시기로 하고 그냥 패스~

 

 

 

 

 

방동약수가 트레킹 기점으로 1시간 30분가량의 오르막이 힘들지만 일단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길게 내리막이 펼쳐질것이다.

택시 또는 가져온 승용차로 방동고개 정상(산불감시초소)까지 올라서도 된다.

하지만 오름길에 땀을 흘리고 고생을 해야 , 후에 계곡트래킹의 참맛을 알터,

철저한 원칙을 경험해봐야   아이들이 나중에  기준과 기본을 알것이란 생각에 오늘도 밑에서부터 걷는다....ㅋㅋ

 

 

 

초입길부터 계단길이지만 아직까지는 그늘이 있어 참 편하다.

 

 

 

아침이라 해도 시멘트길로 이어진 오르막은 지루하고, 그곳에서 품어져 나오는 지열 또한 감당하기 어렵다...

 

 

 

계속된 시멘트길이 이어지니 아들이 지루했든지, 먼저 앞서가고 있다.

 

 

 

그렇게 고개 하나를 넘고, 야생화의 천국이란 이곳 길가지만 사실 야생화를 바라볼 정도로 땡볕이 여유를 주질 않는다.

이 가파른 시멘트길엔 그 흔한 인가가 한채도 없다. 계곡도 없다.

 

 

 

사실 택시며, 승용차며, 트럭들이 계속해서 오르고 내린다....

걸어 오르는 사람들은 우리들뿐,

에어컨을 켜논 차안에선 왜 저리 땡볕을 걷나 싶은지 우리를 안쓰럽게 바라보고....ㅎㅎㅎㅎ

이곳에서 느끼는 차량에 매연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독했고, 그 매연의 끝은 오래갔다.

 

 

 

 

딸아이에게 카메라를 맡기니, 오빠의 표정이 웃겼던지 오빠를 찍는다.....아들의 저 표정은 뜨겁고 지루하단 뜻..ㅋㅋㅋ

 

 

 

드디어 시멘트길이 끝나고  흙길로 이어지니 방동고개 정상에 다 왔음을 알린다..

 마음은 편하다...

 

 

 

 

애초에 속도와 경쟁의 도시를 떠나 ‘쉼과 휴식의 피난처’로 아침가리를 찾은 것이라면,

비포장 길의 느낌을 타이어와 차체의 덜컹거림보다는 발바닥에 전해오는 흙의 탄력으로 느껴봐야 하지 않을까?

물론 나만의 기준~

이곳에는 상당히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그 사람들이 다시 임도를 통해 걸어서 아침가리로 향했는지는 알수 없다.

그냥 아무런 조망없는 그곳까지만 차를 타고 온 사람들도 많은듯하고....

 

 

 

 

지도상에 표시되어있는 산불감시초소....이곳까지 계속된 오름길이라면 또 다시 지루한 임도로 계속해서 고개를 내려가야한다.

 

 

 

그래도 생각했던것만큼은 아니고, 편안한 숲길로 이어진다.

 

 

 

 

저멀리 가칠봉(1240m)의 능선이 보이며,  모처럼 환하게 펼쳐진 조망을 형성한다....

이곳을 기점으로 내리막에 속도를 붙이니, 어느새 오른쪽에서는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연하고 좁은 내리막으로 이어지더니 우리가 원하던 조경동 다리가 저멀리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아침가리 트레킹의 들머리 조경동 다리에 도달했다...

 

 

다리를 건너와 우측으로 계속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아이들은 혹시 모를 안전을 위해 등산화를 신기고 등산화를 신은채, 그냥 물속에 빠지라 한다.

스키를 탈때도 마찬가지로 넘어지지 않으려고 바둥대다보면 더 큰 부상을 당하기에, 어차피 맘 편히 다 빠지라 한다.

물론 배낭도 다 젖어도 된다. 안에 지퍼백을 이용한 방수처리를 했기에 다 빠져서 젖어도 된다.

 

 

 

 

아침가리 계곡은 들머리부터 범상치않다. 잔돌이 깔린 계곡에는 투명한 물이 무릎 깊이로 차있다.

물이 얼마나 맑은지 잔돌은 물속에서 환하게 빛난다. ‘수정같이 맑다’는 표현은 바로 이런 때 쓰는 것이리라.

그 물길을 절벅거리며, 몸을 열고 있는 계곡 속으로 들어간다.

계곡이 얼마나 깊을지, 또 어떤 비경을 안고 있을지 가슴이 두근거린다.

 

 

 

강원도도 비가 오질 않아 가뭄이 심각했나보다...

하지만 우리들 입장에선 상당히 다행이라 생각했다.

비가 많이 내리면 물살의 유속이 세지니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이 될테고, 급류때문에 맑은 강물을 바라볼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제일 좋은것은 주말에 엄청나게 많은 산악회원님들의 인파로 인해 많은걸 보고 느끼지 못했겠지만,

우리는 평일에 아침가리골을 찾으니 도착할때까지 세팀을 마주쳤을뿐, 너무나도 조용하고 깨끗한 곳이었다.

 

 

 

 

 

같은 물이 때로는 거세게 흐르고 또 다른 곳에선 고인 듯 잔잔하다.

혹시 몰라 물의 깊이를 먼저 체크하고 나서 건너라 한다.

그래도 남자라고 동생을 잘 이끈다...ㅋㅋ

 

 

 

옥취빛.....

직접보니 그말이  무슨뜻인지 실감이 간다.

아침가리는 딱히 길이 없다.

돌길로 가다 길이 없으면, 이렇게 맑은 옥취빛 강물에 몸을 맡기고 넘어가면된다.

그러다 숲길이 나오고, 또 끊기면 다시 계곡을 따라 진행하면 된다.

딱히 정해져 있는 이정표가 따로 없기에

많은 정보와 경험이 동반되지 않으면 알바하기 딱 쉽상인곳....ㅎㅎㅎㅎㅎ

 

 

 

 

 

계곡 양 옆으로는 번갈아가며 희미하게 길이 나있긴 하지만, 솟아난 풀들에 덮여 자취를 찾기 어렵다.

한쪽 길을 찾았다고 해도, 이내 바위에 막혀 길은 끊어지고, 길은 물 건너편 쪽으로 이어진다.

아무리 애써도 발을 물에 담그지 않고는 가기 어려운 길이다.

아예 다 적시는 것쯤은 각오하고 그걸 즐기는게 낫다.

 바위를 건널 때는 물속 바위의 이끼가 미끄러우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아침가리 계곡을 오르고 내리는 동안 물길은 좁아지기도 하고, 또 넓어지기도 한다.

좁은 골에서는 맑은 물이 콸콸거리며 포말을 일으키고, 넓어진 골에서는 맑은 물이 가득 차있다.

말 그대로 명경지수다.

 

 

 

 

물이 흐르는대로  계속해서  이어지는 물소리의 노래를 듣는다.

하지만 계곡트래킹은 많은 준비와 안전을 위한 대비가 꼭 필요하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난 준비를 한다.....

아이들은 제일 신났다...

아무도 없는 오지의 원시림에서,

그것도 유리알처럼 투명한 계곡물에서의 물놀이는 아마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설레이는 그 마음을 모를일이다..^^

 

 

 

한바탕 물놀이 후에 너무 많이 놀아 혹시라도 기운 빠져 다음 진행을 못할까봐 그만 자제를 시킨다....ㅎㅎㅎ

어차피 탈출로가 없고  돌아가든, 마지막 종점까지 도착하든 둘 중 하나이기에......

 

 

 

본격적으로 햇살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햇살이 머리위를 비추니 아침가리의 계곡은 맑아도 너무 맑다.

 아침가리 계곡은 물뿐 아니라 하늘도 공기도 새소리도 심지어 계곡 이름마저도 부서질 듯 깨끗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점심에 먹을 주먹밥을 만들었었다....내가 만들었었도 이쁘게 잘도 만들었네 그랴~ ㅋㅋㅋ 쩝!

 

 

 

 

취사를 한 흔적 없이, 라면의 국물도 없이 뒷처리까지 깨끗히 자리를 치우고 다시 깊은 계곡속으로 빠져든다....

 

 

 

이렇게 물깊이가 아이들의 허리넘어까지 닿는 곳도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기에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는다.

 

 

 

지만 아이들은 재미있나보다.....

하기야 물살도 세지 않고, 물놀이로 어차피 온몸이 다 젖었으니 무슨 걱정이랴~ ㅎㅎ

또한 넘어진다 해도 밑바닥에 돌들이 뾰족한곳이 하나 없으니 그냥 넘어지면 된다.....

 

 

 

 

아무래도 내 카메라 렌즈에 이물질이 끼었었나보다....찍을땐 몰랐었는데...

계속해서 사진중앙에 하얀 자국이 묻어있으니 자꾸 신경쓰인다. 

이곳도 가장 멋있는 장소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깊고 깊은 골과 그 안에 동굴이 있고, 깊고 푸른 계곡물, 그리고 이끼......

자연 그대로임에 다시 한번 감탄사를 연발한다......

 

 

 

 

한구비 한구비를 돌때마다 탄성이 절로 나오고,   오늘 이 자연속에 살아서 함께 하고 있음이 그저 감사하게 느껴진다.

   

 

 

설정값을 잘못 지정해서일까?  사진의 표면이 상당히 거칠게 표현된다....

 

 

 

 

뜨거운 햇살을 피해 이렇게 숲길로 이어지는 길도 있으니 참으로 다양하고 이색적인 코스라 할수 있다...

하기야 아무리 뜨거운 오후라 해도 계곡길을 걷노라면 더위도 잊고 있었지만......^^

계곡트레킹이라 쉽게 보는 사람들도 많은듯하다.

일반 운동화나 샌들을 신고다니는 사람도 있다한다.

다녀가본 결과 주의 해야할것들을 정리해본다.

 

 

신발:

산길, 흙길, 너덜길, 이끼낀 물속길, 모래톱길등을 소화시키기엔 일반신발들은 무리이고

핸펀도 터지지 않는 그곳에서 자칫 잘목하여 발목이라도 삐끗하는 날이면 큰일날일이다.

 물속에 다 잠겨 신기엔 고어텍스신발이 너무 아까우니 헌 등산화나 산악샌들을 권하고 싶다.

대신 앞꿈치 발가락을 보호할수 있어야 하고,  새끼발가락이 새 나오지(노출되지) 않는, 보호되어 있는 산악용 샌들이 좋을듯 싶다.

놀러가는게 아님을 꼭 명심하고 발가락 하나가 전체 팀과 일정에 엄청 큰 누를 끼침을 인지하면 좋겠다.

 

 

스틱:

일반산행시에는 체중분산및 장거리 레이스에 꼭 필요한 장비지만,

이곳에서는 물속이  너무 맑으니 물깊이를 가늠할수 없게 된다.

또한 물밑의 돌들은 상상외로 미끄럽다.

그냥 물에 빠지려니 생각해도 되지만

발목부상에 위험이 있기에

스틱으로 물속 깊이를 가늠하며, 미끄러질때 디딜수 있도록 할수 있는 장비가 바로 스틱이다.

난 고놈의 발목을 많이 다쳐서리 발목이 젤 불안하다...ㅋㅋ

 

 

배낭:

아주 비싼 0000은 전체 자체방수가 되는 배낭이다.

배낭을 맨채 물속에 입수하고 별짓을 다해도 배낭안은 물이 새질 않아 젖질 않는다.

그러나, 산악인들중에 과연 몇 %나 그 배낭을 가지고 있을까?

그 기능때문에 그 배낭이 필요할까?

효용가치를 따져볼만한일이다.

차라리 나같으면 다른 기능과 리터의 차이를 둔 다른 배낭을 몇개 더 사겠단 생각이 든다.

암튼, 산엘 많이 다니다보면

베낭엔 베낭커버가 있다하지만, 시간이 오래되면 될수록 배낭 자체적인 생활방수의 수명은 다하지 않나 싶다.

하여, 안에 비닐로 무장하여 버너및 랜턴등, 중요장비는 철저하게 방수를 시키고

어차피 단체로 갈바에는 핸펀을 차에 두고 가는게 낫다.

핸펀도 하도 오지라 터지지도 않는다.

문제는 카메라를 메고 있는 사람인데....

그 사람을 제외하고는 다 빠져도 된다.

베낭도 말리면 된다.

물론 그늘에서...

 

 

 

결론 :

다른 표현할길이 없다.

물론 사람이 많아 인산인해를 이루었다면 나의 감정은 그리 감동을 받질 못했겠지만..

최고이다.

그리고 물을 빠지지 않으려 할필요없다.

어차피 물에 빠질것이고 물에 빠지기 위해 간다.

충분한 여벌옷과 물, 기타 정보와 경험이 많은 일행과 동행한다면

더 없는 천국을 맞이할것이다.

최고....

 

 

 

----2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