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3-08 남해 금산 보리암
3월의 초입이라 하지만 아직까지는 차가운 바람과 함께 겨울이 가기 싫어 하는듯 시샘을 부리고 있던때이다....
하지만 남해를 도착하니 몇 달 앞서 미리 느끼는 봄이라고나 할까. 바람 한점없이 따스한 봄날씨였다....
매서운 바람을 뚫고 산 정상에 오르는 것만이 등산의 멋은 아니다.
딱히 등산장비를 준비하지 않아도 될 만큼 포근한 날씨 속에, 가족끼리 혹은 연인끼리 오붓하게 올라갈 수 있는 산이라면 그 또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다 전국 어느 곳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다도해의 절경까지 감상할 수 있다면야 애써 찾아서라도 가 봐야 할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 산행 코스는 한려해상국립공원 가운데 유일한 산악공원인 남해 금산으로 잡았다.
관광명소로 워낙 유명한 곳이라 등산을 주제로 소개한다는 것이 지면 낭비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려웠지만 ,
한려해상 관광과 등산을 한데 버무려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등산의 가치를 찾기로 했다.
잘 갖춰진 이정표를 따라가면 길 찾는 데 큰 어려움이 없어 부담이 적은 점도 금산의 또 다른 매력이다.
금산은 삼남 제일의 명산으로 온갖 전설을 담은 38경의 기암괴석이 금강산을 빼어 닮았다 하여 소금강 혹은 남해금강이라 불린다.
주봉인 망대(701m)를중심으로 왼편에 문장봉, 대장봉, 형사암, 오른편에 삼불암, 천구암등 암봉이 솟아 있다. 탑대(고제암)를 중심으로
가사굴, 쌍호문등 명소가 많다.
금산의 절경 38경 중에서 쌍홍문, 사선대, 상사암, 암불암 등이 대표적인 명소다.
쌍홍문은 여인의 눈동자 같기도 하고 커다란 해골에 두 눈이 뻥 뚫린 듯하기도 한 쌍굴로서 높이는 7~8m쯤이다.
굴이 둥근 모양이어서 ‘한 쌍의 무지개’라는 이름을 얻었다. 굴 속에 들어 뒤로 돌면 다도해의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온다.
멀리 상주해수욕장의 쪽빛 바닷물이 반짝이고 크고 작은 섬들이 그림처럼떠 있다.
또한 강원도 낙산사 홍연암, 경기 강화도 보문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기도처의 하나로 신도들 이 연일 줄지어 찾고 있다.
- 산행지 : 남해 금산
- 산행일자 : 2009년 3월 8일, 일요일
- 산행시간 : 3시간 30분(중식포함), 약6Km
- 산행코스 : 원점회귀산행(쌍홍문-제석봉-상사바위-단군성전-금산-보리암)
- 산행인원 : 산우가족 7명
그 언제인가 직장동료들과 그 지역 여행을 다니며 들른적이 있었다...
대부분 바위를 끼고 있는 산은 기가 세고, 8부능선쯤에 기가 왕성하여 좋다고들 한다...
좋은 기운에 바다까지 바라다보이는 절경이니 얼마나 좋을것인가?
그리하여 보리암이 기도가 잘 통한다는 소문이 있었던가보다....
오른편으로 상사 바위가 우뚝하고 그 주변으로 바위 전시장과 같은 풍경이다.
출발하기전 주차장에서.....오늘은 오랬만에 친구 경란이 참가하여 그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이동하는 차안에서부터 산행하는 순간까지 내내 즐거움을 선사하곤 한다.
탐방지원센터를 지나니 숲속의 편지함이 있어 예전 우리아이들과 함께 한 지리산 장터목산장의 하늘아래 첫 우체통이 생각난다....
남해 금산의 등산 개념도...오름길만 꾸준히 90분만 가면 되기에 그다지 힘들지는 않게 보리암을 갈수 있다...
우린 바로 보리암을 가지 않고 쌍홍문-상사바위-단군성전-보리암코스를 선택하여 한바퀴 빙 둘러볼 생각이다...
잘 정비된 금산 오름초입길....
지역이 남해이어서 그런지 바람한점없는 따스한 봄날이기에 기분도 좋아....
오름길이 짧은 거리임에도 계속되는 가파른 오름이다. 그러나 힘들지않게 올라서며 웃음짓는 기석....
기석의 영원한 짝꿍 은아.......먹는걸 가지고 뒤에있는 반달곰에 약을 올렸는지 뒤에 반달곰은 시무룩하기만 하고...ㅎㅎㅎㅎ
오메~ㅋ 친구 경란도 오랬만에 하는 산행인지라 오름 계단길이 수월치 않았나보다....힘든표정이 역력하다.....
반달곰 태선과 용기는 잠시 휴식을 취하며.....(대둔산 못지않은 가파른 계단길로 구성되어있다...)
드디어 금산 제15경인 쌍홍문이 보인다....
옛날 옛적에 원효대사가 말하길 " 멀리서 바라보니 두굴이 쌍무지개를 닮았다" 하려 쌍홍문으로 이름지어졌다 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영락없는 해골바가지이다......ㅋㅋ
해골바가지 쌍홍문..옜날 태권브이 만화영화에서 보면 악의 소굴은 꼭 저렇게 생겼던데...ㅎㅎㅎㅎ실례했다면 죄송...
쌍홍문입구에서 ....
쌍홍문에 들어가 저 멀리 남해바다가 보이는 배경으로 다들 한컷.....
동굴안이라 그런지 시원한 바람과 함께 땀을 식혀주니 상쾌하기 그지없다....
쌍홍문을 벗어나오니 밖에서도 구멍이 있어 처음 쌍홍문의 입구를 바라볼수 있다...참 자연이란 신기하다...
언제나 멋진포즈만큼은 용기와 기석이 서로 1,2위를 다투고 있다....ㅎㅎㅎ
또 다른 작은 굴에서 언니 동생과 함께.....
아이고~ 이건 뭔 시츄에이션이랑가? ㅋㅋ
반달곰 본인은 알랑가?ㅎㅎㅎ
쌍홍문을 통과해 계단을 올라 마주치는 갈림길에서 왼쪽 단군성지 방향 팻말이 가리키는 방향이 상사바위로 향하는 길이다.
곧바로 나타나는 대나무숲을 지나면 가파른 경사길은 거의 끝나고 산 밑에서 봤던 기암 봉우리들이 잇따라 등산객을 맞는다
제석봉에서...
용기의 모습이 기암봉우리와 어우러져 흡사 유명한 알파니스트의 모습과 같다...ㅎㅎ
남해안 다도해의 반짝이는 쪽빛 바다.........
약간의 안개가 있어 구름위에 산봉우리가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오름길에 힘들었지만 그 힘듬을 잊게해준 자연의 경치가 있어 감탄사를 연발하며 따발총으로 훓어대는 경란과 은아...ㅎㅎㅎ
아~ 자연과 함께하고픈 기석의 애절한 몸부림
일월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상주해수욕장....
저 멀리 상사바위에는 이름모를 산우들이 남해바다와 함께 어우러져있는 조망을 감상하고 있다...
오랬만에 단체 한컷 .....
뒤에 보이는 금산산장을 배경으로....기암괴석과 함께 있는 산장이야말로 자연과 어우러진 자연스런 조형물이라 할수 있다,......
금산산장..
흔들바위에서....흔들거리지는 않지만 애써 흔들어보는 객기도 부려본다...힘내..영차 우리가 흔들어서 굴려버리는거야~~~
금산의 흔들바위는 크게 흔들리는 손맛은 없지만 보는 기암괴석 속에서 만질 수 있는 기암괴석으로 친근하게 다가온다.
흔들바위를 지나 상사바위로 가던중 양심의 거울이 있어 재밌는 놀이를 하고 있다...
양심이 삐둘어져있으면 모습도 삐뚤어지게 보인다나? 해서 단체로.....찰칵..음~ 다들 똑바르고만....^^
상사바위쪽으로 가지만 그곳을 들려 다시 돌아 단군성전쪽으로 가야한다....
제석봉에서 바라보이는 바다의 모습도 최고였지만,
상사바위가 가까워질수록 그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다도해의 모습은 이루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무엇이 그리고 즐거운지 다들 자지러지게 웃고있다...아마도 반달곰 태선을 놀려대느라 그랬나보다...기억은 잘 안나지만....ㅎㅎㅎ
상사바위를 가기전, 옆 샛길로 빠져드니 작은굴이 있어 점심장소로는 딱 제격인곳을 찾았다....
냠냠냠 젤 맛있는 점심시간....
상사바위 입구에서 기석과 은아는 또 다시 신혼으로 돌아가 핸펀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에구 저 인간들은 해가 가면 갈수록 더 젊어져 신혼에서 연애시절로 돌아가는듯 하니..원~ㅋㅋㅋ
상주해수욕장과 널리 펼쳐져있는 다도해의 모습, 그리고 파란 하늘...바라보는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로다....
양반가 유부녀를 흠모하다 상사병이 난 머슴을 측은히 여긴 유부녀가 머슴에게 몸을 허락했다는 에로틱한 전설이 서린
상사바위에서 등산객들의 진한 농담이 오갈 때쯤 서쪽 멀리 보리암과 어울린 봉우리들이 우리을 부른다.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고, 점심도좋고, 공기도 좋고, 계속해서 싱글벙글....
상주해수욕장을 내려다보며...연이어 반달곰은 혀를 내름낼름거리고..ㅎㅎㅎㅎ
뒤에 통신탑이 보이며 그쪽 방향이 남산 정상이며 그 밑으로는 보리암이 위치하고 있다...
다들 만세를 부르지만 반달곰만 유독 "나 안아줘 잉~" 하는것 같다....ㅋㅋㅋ
뒤에 보이는 절이 보리암이다...도데체 신혼사진을 몇장을 찍는겨?ㅋㅋㅋ
아~ 정말 멋있다............................... 풍경1.
처리도 한장..
풍경2.
단군성전으로 잠깐 내려가(500m) 역사가 있는듯 찾지만, 엄청난 실망과 함께 다시 발걸음을 되돌린다...
그냥 개인적인 신봉으로밖에 보이질 않고, 볼것도, 역사적인 발자취도 아무것도 없다....
10분가량을 직진해 올라가면 마침내 금산 정상(705m)에 도착하게 된다.
상사바위와 금산 정상의 표고 차이가 그다지 나지 않아 정상을 찾는 의미는 퇴색됐지만 그냥 지나치기에는 왠지 심심하다.
정상에는 돌을 쌓아 만든 망대가 자리 잡고 있다. 망대에 올라 와룡산과 사량도 등을 눈에 담았다면 이제부터는
하산길로 접어든다. 상사바위 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반대 방향으로 내려가면 국내 3대 기도처라는 보리암이 나타난다.
보리암 경내의 대나무울타리에서 부자간의 뒷모습이 정겹게만 느껴진다...
이렇듯 바다를 조망하며 산행할수 있는건 섬산해에서나 가능하지만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다도해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축~ 처져 휘어져있는 기와와 하늘, 그리고 바다...풍경3.
곱게 단청되어있는 곳에서 경란과 은아....
보리암의 보광전을 지나 다시 계단을 내려서면 흰색의 관음상 뒷모습과 마주친다.
바다를 내려다보고 서 있는 해수 관음상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아~ 나도 어떤 아픔이 있길래 입술이 부르텄을까?ㅎㅎㅎ 답은 술이다..ㅋㅋㅋ
기도발이 잘 통한다는 이곳에서 많은분들이 기도를 드리고 있다.....
기석부부도 이곳에서 영원한 사랑을 기도하고....
경란친구도 이곳에서 돈많이 벌고 가족건강과 무탈을 기도하고...
이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를 끝으로 해수 관음상을 뒤로 하고 내리막 계단을 밟아 도착하는 곳이 바로 쌍홍문에서 올라오는 길에
마주쳤던 갈림길이다. 쌍홍문 갈림길에서 주차장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50여분. 전체적인 산행 시간은 휴식시간 포함 3시간30분가량.
풍경4.
또 다시 쌍홍문을 만나고 이곳에서 올라갈때 보지못했던 세개의 동그란 구멍..
이곳에 돌을 던져 얹혀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단다...한번씩 해보시길,...
자연스런 구멍이 아니라 보를 받쳐놓은듯한 구멍같기도 하고 암튼 알고 보면 재미있다...
이곳 경치가 너무 끝내줘 신선들이 놀다 갔다나? 뭐래나? 암튼 신선대에서.....
쌍홍문 입구에서 기석부부....
내려가는 경란의 발걸음이 오름길보단 세배는 빨라져 있음을 느낀다...
하산 후 차량이동하여 10분정도로 이동 상주해수욕장을 들린다...
은빛모래로 유명한 이곳에는 작지만 아담한 해수욕장으로 남해에서는 고운모래로 유명하다 한다...
경란의 자연스러운 모습
박중훈과 안성기 주연의 "인정사정 볼것 없다"의 한장면을 페러디 한것이다...
근디 누가 안성기이고, 누가 박중훈이여? ㅎㅎㅎ
이 두사람은 산행을 핑계로 신혼여행을 오는것 같다...
아~ 제발 좀 같이 있을땐 떨어지라고? 지발~ 나머지 우리들이 총맞은 것처럼 노래가 절로 나와 인간들아~ㅎㅎㅎ
암튼 잘어울리는 동생들이다....
고운 모래사장에서....
한바탕 부자간에 씨름시합은 열리고, 결과는 아버지 패..ㅋㅋ 젊은피를 어찌 당하겠누~
외로움, 쓸쓸함, 이 세상 모든 고독은 자기가 다 안고 사는듯한 반달곰...ㅋㅋ
처량하게 다리밑에 앉아 뭔 생각하고 있남?
이게 바로 유명한 남해의 멸치회~
이걸 먹기 위해 용기는 머리에 빨간띠 두르고 큰소리로 항거했지만, 민주주의의 다수결원칙에 따라 다른 장소로 이동하려던 찰나,
용기의 우기기와 밀어붙이기 대왕의 특기가 살아나 기어코 멸치회를 먹고가기로 한다..
진행과 주최했었던 난 왜 아무말도 없었냐고? ㅎㅎㅎ 나도 먹고싶었으니까....ㅎㅎㅎ
여하튼 맛이있든, 없든 그 지역까지 왔다면 그지역의 먹거리는 한번쯤 먹고가야하는 쎈~`쑤~`ㅋㅋ
다들 별로 맛이 없다하지만 용기와 난 엄청나게 맛있게 먹었다.ㅎㅎㅎㅎ
결론은 그지역의 먹거리를 먹고가자...또 아무거나 잘먹자....이쌍~ 끝...
남해의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한 보리암과 상사바위, 상주해수욕장과 멸치회
이 모든것들이 하루를 행복하게 하기위한 넘치는 조건들이었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곳을 다녀온 기분...
이루 말할수 없이 행복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