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정보

산이 우리에게 주는 것들..하늘위를 날다^^

산우리우리 2008. 5. 22. 08:42




  “등산은 스포츠이자 탈출이고, 정열이며, 일종의 종교와도 같다.”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네팔의 고산, 마칼루(8,481m)를 초등한 프랑스 원정대장 장 프랑코의 말이다. 한자의 의미대로라면 등산(登山)은 ‘산을 오르다’라는 소박한 뜻. 그러나 산 좀 타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등산은 단순한 육체적 활동만은 아니다. 등산은 어떠한 것보다 내면적인 것이어서 삶의 방법을 체득하는 깨우침이라 이해하는 것이 더 옳다. 이 말이 과장이라 생각한다면 산을 한번 타보라. 그리고 그 정상에 서서 생각해 보라. 육체의 고됨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는 그 무언가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230여 년 전부터 시작되었다는 등산은 그 긴 세월의 역사만큼이나 많은 변화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초기의 등산은 아무런 복장도, 기구도, 기술도 없는 원시적인 산 오르기, 즉 오로지 정상 탈환만을 목적으로 한 ‘피크 헌팅(Peak Hunting)’이었다. 하지만 고도 4,000m 이상의 알프스 봉우리들이 차차 등정되기 시작하면서 등산은 목표뿐 아니라 과정까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레저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등산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좋은 스포츠 중 하나다. 세계 어떤 산도 우리의 산처럼 반나절 만에 정상을 정복할 수 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국토의 2/3가 산으로 이루어져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발걸음 할 수 있고 사계절 변화도 뚜렷하니 등산하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여기에 주 5일 근무의 확산까지 가세해 매주 산을 찾는 인구는 점차 늘어 현재 200만 명을 웃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등산을 즐기는 연령대는 50~60대가 압도적. 젊은이들이 친구들하고 스키 타러 간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또래끼리 산 타러 간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질 못했을 것이다. 젊은이들이 산을 기피하는 데는 학창시절 소풍이나 수학여행 단골 코스로 선생님들 등쌀에 떠밀려 억지로 산에 올랐던 지겨운 추억도 단단히 한몫했으리라고 본다. 산은 일단 오르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품고 시작에 나서야 한다. 알고 가면 행복한 낙원이요, 모르고 가면 재미도 없거니와 목숨을 위협할 만큼 무서운 대형사고가 기다리는 곳이 바로 이 산이다.??

 등산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등산은 흔히 50분을 걸으면 10분 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이 방법도 규칙적으로 산행을 하는 숙련자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지 초보자일 경우에는 30분 걸은 후 5~10분 쉬는 것이 적당하다. 다만 휴식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오히려 더 피로해지기 쉽고, 걷는 리듬 또한 깨지므로 10분 이상 쉬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걷기와 쉬기의 균형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속도다. 똑같은 코스를 등산한다고 가정할 때 초보자에게는 숙련 산행자의 1.5배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처음부터 너무 조급하게 오르려 하지 말고, 숙련자들 페이스와 똑같이 맞추려고도 하지 말자. 산이 처음이라면 그저 조금 더 이른 시간에 등산을 시작하면 될 뿐이다.

  등산은 걷기, 달리기와 더불어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꼽힌다. 하지만 산에서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반복적으로 지나야 하고, 돌이나 바위 등의 지형 조건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평지에서 걷거나 달리는 것보다 더 많은 근육을 사용하게 된다. 근력을 길러주고 척추를 튼튼하게 해주어 요통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효과적인 등산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운동으로 추천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호흡, 순환계를 활성화해 산소 섭취량을 늘려주며, 자연이 주는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실 수 있어 삼림욕 효과까지 더불어 얻는다. 등산이 다른 야외 스포츠와 다른 점은 바로 인위적인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등산에는 어떠한 규정도, 심판도 없으며 오로지 자연만을 상대로 어울리거나 싸운다. 자신의 용기와 기지, 체력, 위험 대처 능력 등을 모두 시험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한 이를 이겨내고 정상을 정복했을 때 느끼는 짜릿한 전율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한번 경험하고 나면 반드시 다시 산을 찾게 되는 것이 등산의 매력이기도 하다. 이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보고 느끼며 자연과 하나 되는 것은 육체적인 건강을 약속 받는 것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큰 만족감을 가져다 준다. 이렇게 좋은 등산이건만, 산을 타는 것도 나름 법칙이 있어서 다음의 주의사항들을 유념하지 않으면 건강의 독이 된다. ‘산은 심장으로 오르고 무릎으로 내려온다’는 말이 있다. 쉽게 말해 올라갈 땐 심장에, 내려갈 땐 무릎 관절에 많은 부담이 따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관절염이 심하거나 체중이 지나치게 많이 나가는 사람은 관절에 지나친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하산 시 특히 주의해야 한다. 내려올 땐 발뒤꿈치보다 발바닥 앞쪽이 바닥에 먼저 닿도록 해야 체중이 발목관절에서 한번 걸러지므로 무릎을 보호할 수 있다. 등산용 스틱을 이용해 몸의 균형을 잡아 낙상을 방지하고 체중을 분산시키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다. 또한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도 지나치게 가파른 산행 코스를 피해야 하며 골다공증 또는 고혈압 환자도 무리한 등산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배낭은 가벼운 짐과 무거운 짐을 골고루 분산해서 넣어야 체감 하중이 크지 않으며, 당일 등산의 경우 운동화도 크게 상관은 없지만 높은 산을 오를 때나 1박 이상 산에 오를 경우에는 발에 잘 맞는 등산화를 꼭 신어야 한다. 변덕스러운 산의 날씨를 고려해 얇은 옷과 두꺼운 옷을 여러 겹 껴입어, 수시로 입고 벗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