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현명해야 부자가 될 수 있다
1) 월급봉투와 관련된 소고
월급날이다. 남편이 한달 중 유일하게(?) 기를 펼 수 있고 친구와 쐬주 한잔을 걸치더라도 용서 받는 유일한 날. 그러나 부인이 보는 월급봉투는 남편의 생각과는 달리 새로운 쪼들림의 시작이다. 남편이 고생하고 열심히 벌고 있다는 감사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미리 예정된 지출은 이 즐거운 날에도 부인의 가슴을 활짝 펴지 못하게 하고 있다.
살아가면 갈수록 고정지출은 늘어만 가고 보험료 내고 세금내고 관리비 내고 아이들 교육비 내고 차량유지비로 뚝 떼어내고 나면 월급의 절반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휴대폰요금은 왜 또 그렇게 많이 나오는지…… 남편과 나와 부모님 휴대폰 요금에 아이들 초고속 인터넷망까지 합하면 매월 20만원은 족히 통신비로 지출된다.
아무리 월급날이라도 술 한잔 들고 저녁에 들어온 남편에게 좋은 소리가 먼저 나갈 리 없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잔소리꾼이 되어가고 지출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으로 비치기 십상이다. 어느 덧 아줌마부대라는 약간은 비하적인 계층에 속해있을 때면 정말 속이 상할대로 상한다.
청운의 꿈과 [나는 우리 엄마처럼 그렇게 살진 않을거야] 라는 특별한 삶의 계획은 남편이 가져다 주는 월급봉투의 범위내로 좁아지게 되고 어찌 저찌 집한 칸 마련하면 그보다 기쁜 일이 없다는 듯 들뜨기도 한다. 부인은 정말 쓰는 사람일까?
2) 버는 역할과 쓰는 역할
현상적으로 보면 버는 역할과 쓰는 역할이 따로 있는 듯 보인다. 사실 직장이나 사업을 통해 소득을 얻는 것은 버는 역할이기는 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매우 중요한 여성의 역할이 숨어있다. 이 책은의 첫머리부터 [얼마를 버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많이 번다고 부자가 되지는 않는다.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부자의 지름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여성의 역할이야말로 그 가정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된다. 아주 많은 돈을 벌어서 지출이 거의 의미가 없는 재벌가의 며느리라면 몰라도 부자가 된 가정에서의 부인의 역할은 생각보다 훨씬 위대하다. 여성이 직장을 가지고 소득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맞벌이를 한다고 해서 여성의 가정에서의 역할이 바뀌지는 않는다.
여성의 역할은 쓰는 역할이 아니라 관리하는 역할이다. 기업으로 치면 관리팀장이나 전략기획팀장의 역할이 되는 것이다.
3) 관리자로서의 여성의 장점
투자의 세계에는 몇가지 재미있는 실험 결과가 있다.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미국 월 스트리트에서 투자 전문가들과 원숭이와의 투자 수익률 게임인데 결론은 원숭이가 이겼다는 것이고, 또 하나 남자의 여자의 투자 게임에서는 여성이 평균적으로 나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는 결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는 투자의 세계에서 여성이 눈에 띄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답은 간단하다. 투자하는 사람이 그만큼 적기 때문이다. 만약 동수의 남자와 여자가 투자의 세계에 존재한다면 아마도 여성이 더 나을 것이다. 그것이 주식투자이던 예금이던 간에.
여성이 어떻게 남성보다 투자를 잘 할까?
그 이유는 첫째, 남성과 달리 여성은 모르는 것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훨씬 개방적이다.
고집과 편견을 고치는 데에는 자신에 대한 반성과 모른다는 것에 대한 자존심을 꺽어야만 한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자신이 여성보다 훨씬 경제전반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투자에 대해서도 훨씬 날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의 실패나 경험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 점에서 여성은 훨씬 쉽게 받아들인다. 이러한 여성의 특성을 나쁘게 표현하여 “귀가 얇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또한 여성이 경제전반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그 만큼 접할 기회가 적었고 경제 교육의 장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성이 우월해서 투자를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직장생활 등을 통해 좀더 주워들은 풍월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다면 여성이 훨씬 투자를 잘 할 수 있다.
둘째,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과감한 성향을 가진다.
남성의 경우에는 요모 조모 따져보는 것이 많다. 이를 [아는 것이 병]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그 만큼 우유부단하다는 의미도 된다. 아마도 자신이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이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서도 알게 모르게 작용하는 듯 하다. 하지만 여성은 어떤 때는 무모하리만큼 어려운 결정을 쉽게 한다.
신중한 결정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투자의 세계에 있어서 확신할 수 없고 어느 쪽인지 알기 어려울 때에는 먼저 실천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집을 하나 살 때에도 남성들은 대출이자를 따져보고 향후 집값의 동향을 알아보고 그 지역이 어떤지 살펴보려고 한다. 이것이 아주 중요한 것인기는 하지만 너무 심하다 보면 의사결정을 하는데 더욱 헷갈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정치처럼 이렇게 보면 이것이 맞고 저렇게 보면 저것이 맞다는 논리가 성립하게 되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자녀의 교육환경이 좋은 곳을 먼저 선택한다. 아주 단순한 논리이기는 하지만 주택가격의 상승요인 중 1순위가 교육여건인 점을 감안한다면 아주 명쾌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핵심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의 세계에 있어서 어설프게 아는 것”은 모르는 것 보다 못하다. 모르면 아예 접근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셋째, 여성은 투자가가 될 경우 계획을 세우고 그것에 충실하다.
반면, 남성은 일관된 투자에 지겨워 하거나 이를 지속하기 보다는 새로운 방법, 엄청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선다. 특히 남성은 자신이 더 많은 중요한 정보를 얻고 있다고 생각하며, 투자의 판단에 있어서 계획에 따른 투자보다는 풍문에 따른 투자를 더욱 많이 하게 된다. 남성은 투자를 머니 게임으로 인식하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게임에는 skill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skill이 여성에게는 부족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도박장에서는 skill이 중요하지만 투자의 세계는 도박과 다르다.
도박에서 모든 돈을 잃으면 돈만 손해 보면 되지만, 가정의 재무에 있어서 돈을 잃는다는 것은 인생의 중요한 대부분을 잃는 것과 같다. 따라서 skill이라는 것이 다분히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며 좁은 시야의 경험과 결합되면 투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