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놀음에 현혹되지 말자
연 6%짜리 대출을 받았다, 적립식펀드 수익률이 8%라면 대출 상환을 미루고 적립식펀드에 투자하는 게 유리할까? 10년짜리 대출과 15년짜리 대출을 비교하면 어느 쪽이 이자를 많이 낼까?
내집마련 하면서 1억원을 대출받아 10년간 원리금을 상환한다면 (대출이자율 6% 가정시) 매달 111만원씩 상환하면 된다. 대출원금 1억원 이외에도 10년 동안 3,320만원이나 대출이자를 낸 셈이다. 내집마련하면서 모기지 론을 받아서 20년간 원리금을 상환한다면(대출이자율을 6%로 가정할 때) 매달 64만 5천원씩 상환하면 된다. 20년 동안 대출이자를 5,480만원이나 지불해야 한다.
사람들은 상환능력만 있다면 당연히 대출이자를 10년 상환플랜으로 상환하겠다고 한다. 그러면 대출이자를 2,160만원이나 줄일 수 있으니까.
과연 그럴까?
정말로 대출을 20년 동안 상환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대개는 6~7년이면 집을 넓히던지 아니면 주거환경이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간다. 따라서 내집마련하면서 20년 상환플랜으로 모기지 론을 받거나 아니면 10년 상환플랜으로 대출상환 플랜을 적용하거나 실제로 대출이자를 부담하는 기간은 6~7년이다. 따라서 10년이나 20년 대출상환 기간 전체에 대해서 지불하는 대출이자를 생각할 게 아니라 내가 지불하는 기간(예를 들면 6년 동안)의 대출이자만 생각하면 된다. 내가 주택을 매각한 후의 대출이자는 나와는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점은 첫해는 20년 상환플랜을 적용할 경우 대출이자는 554만원이지만 10년 플랜의 대출이자는 643만원이라는 점이다. 20년 상환이 지급이자로 나가는 돈이 적다는 점에 주목하자. 사실은 첫해만 그런 게 아니다. 처음 3년 동안은 20년 상환플랜의 대출이자가 10년 상환플랜의 대출이자보다 적다. 6년동안 대출이자로 지급된 합계 금액을 보더라도 20년 상환플랜이 대출이자로 적게 지출한다.
이유는 간단
10년 상환은 대출상환기간이 짧기 때문에 처음에는 원리금 상환 중에서 대출이자로 지불되는 돈이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원금 상환이 이루어지면 대출이자로 나가는 돈이 절약된다. 그러나 이런 대출이자 절약효과는 6년 이후에나 의미가 있다. 따라서 6년 이전에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갈 사람이라면 궂이 10년 상환에 집찰할 필요가 없다.
세금 효과까지 생각
게다가 15년 이상으로 모기지 론으로 주택 담보 대출을 받으면 직장인은 소득공제 혜택을 받기 때문에 절세 효과도 노릴 수 있다.
그래도 원금 상환이 많을까?
어떤 사람은 10년 플랜은 그 동안 대출원금 상환이 많지 않느냐? 고 반문한다. 그러나 20년 상환플랜에서는 6년간 3,103만원의 대출원금을 상환했으나 10년 상환에서는 4,821만원을 상환했다는 거다. 그러나 20년 상환플랜을 적용하면 (10년 상환플랜을 비교할 때) 매년 원리금 상환부담이 5,583만원이나 차이가 나고, 이 돈으로 저축을 한다면 재산 형성 효과는 오히려 20년 상환일 경우가 효율적이다.
한가지 조건
20년간 상환하면 처음 6년간은 오히려 지급되는 대출이자가 적은 것도 잇점이고, 여기에 소득공제 혜택까지 받으면 더욱 좋은데 한가지 숙제가 있다. 20년 상환하면서 절약되는 금액(예를 들면 5,583만원을 소비해서 써 버리면 빚만 남는다. 따라서 상환기간을 길게 잡더라도 절약되는 금액은 반드시 장기상품에 투자 저축하자.
미래 예측
부자가 되려면 숫자에 강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산수를 잘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숫자에 현혹되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특히 내가 저축하는 기간 동안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를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미국의 주가는 1897년 40포인트에서 시작해서 2005년에는 10500포인트까지 108년 동안 262.5배나 올랐다. 단순히 나누기를 하면 매년 2.4배씩 주가가 오른 셈이다. 그래서 주식에 돈을 묻어두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저축할 수 있는 기간은 108년이 아니라 20년 정도이다. 미국 주가를 20년식 분할해서 살펴보면 20년간 누적수익율이 제로 수준인 경우가 80%나 된다. 내가 저축할 수 있는 기간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어떤 방법을 선택하는 게 유리한 지 살펴보자. 부자의 키포인트는 그것이 아닐까? |